간만에 쓰는 블로그 글.
일하고 나면 피곤하고.. 주말엔 귀찮고.. 계속 미루고만 있었다.
이제 슬슬 다시 써보려 한다.
마침 좋은 소재가 있는데, 매년 11월에 코엑스에서 4일동안 열리는 카페쇼에 다녀왔다 껄껄.
코엑스는 울집이랑 멀지 않아서 느긋하게 준비하고 갔는데 이게 웬걸.
엄청난 인파가 줄을 서고 있었다.
심지어 30분동안 줄을 잘못서고 있었다...
네이버로 예약한 사람은 B홀로 가야하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버림.
도착한건 9시인데 입장 명찰을 받은건 10시가 넘어서였다.
입장하자마자 3층으로 올라갔다.
카페쇼에서 가장 인기있는 커피엘리 부스가 3층 E홀에서 열리기 때문.
3층에 올라서자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줄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커피엘리 부스 줄이었다.
그래도 어쩌나 여기까지 왔으면 보고는 가야지..
줄은 한 30분 섰나? 다행히 길이에 비해 오래 서지는 않았다. 입장 절차가 단순해서 사람이 슝슝 들어갔다.
그렇게 E홀에 가까워질 수록 커피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냥 커피도 아니고 스페셜티인게 너무 확실하게 느껴져서 엄청 설렜다.
입장하자 눈에 보이는 부스는 카멜 커피.
한 때 더현대에서 줄서서 먹었다는 바로 그곳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으로 가야할 곳은 정해져 있었다..
내가 가장 애용하는 4:6 레시피의 창시자이자, 2016 WBC 챔피언인 테츠 카스야 부스가 바로 여기 있다.
저기 멀리 카스야 가게 필로코페아가 태극기와 함께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줄이 많이 길었다.
하지만 카페쇼에 온 가장 큰 목적이라 당연히 기다려야지..
근데 옆에 있는 부스의 줄이 진짜 미쳤었다.
한 2시간 서야하는 줄의 주인공은 바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핫한 리브스 커피.
도쿄에서 날아왔다고 한다.
여긴 현지에서도 줄서서 먹는데 아무리 그래도 카페쇼 줄은 말이 안되게 길더라.
걍 도쿄가서 먹는게 더 빠를지도ㅋㅋ
암튼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 카스야 커피를 시음도 하고 원두도 샀다.
카스야가 대회에서 사용한 파나마 아부 게이샤를 거금 주고 사버림..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음ㅎ
사실 원두 값에 사진이랑 사인비용 포함된듯 너무 비싸긴 했다.
다음 목적지는 용챔 정형용 바리스타가 있는 코스피어 부스
당연히 줄도 엄청 길었는데 용챔이 일일히 브루잉을 해주느라 엄청 오래 기다려야 했다.
한시간은 기다린듯.. 역시 챔피언은 다르다.
유튜브에서 보던 사람을 실제로 보니까 신기하다.
용챔 레시피도 다양하고 좋아서 많이 쓰고 있다요.
미리 계획해둔 부스 탐방은 여기서 마치고 이제는 좀 자유롭게 둘러보기 시작했다.
정인성 바리스타 부스가 있으면 가봤을텐데 아쉬웠다.
아 그리고 항상 애용하는 일프로커피도 부스가 있었다.
사장님은 못보고 직원분들이 계셨다.
여기서 에티 오마 게샤 랏122를 싸게 구매했다.
덤으로 고리 게샤도 얹어주던데 역시 혜자다. 다들 많이 이용해주십쇼.
https://smartstore.naver.com/1procoffee
일프로커피 :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커피는 신선식품입니다.일프로커피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합니다.
smartstore.naver.com
여기는 노토 커피라는 곳인데 신기한 방식으로 시음을 하는 부스였다.
gpt로 내가 원하는 뉘앙스의 커피를 입력하면 블렌드 조합을 알려준다 ㄷㄷ
과일이 강하게 느껴지는 커피를 넣었더니 저렇게 블렌딩을 해줬다.
신기하고만... 맛은 복합적인 과일은 느껴지는데 단 맛이 약간 부족해서 밸런스가 살짝 아쉬웠다.
여기 사장님도 일본인인듯.
이 부스는 뽑기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나도 참여해봤다.
결과는 직접 만든 흑맥주를 하나 받았다. 여기 카페는 술도 담그나 보다.
맛은 시트러스하고 자몽이 생각나는 맛의 흑맥주였다. 커피맛도 살짝 났다.
예맨 브루어리인 디 젠테제 부스다.
커피 오마카세란 컨셉으로 인기가 많아서 줄이 꽤 길었다.
나도 잠깐 줄을 서다가 너무 길어서 포기.
요기는 실험실 컨셉의 사이먼 커피.
각 나라별 원두로 한잔씩 내려줘서 맛을 비교해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비율로 블렌딩까지 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각국의 커피를 비교하면서 시음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데 완전 재밌었다.
근데 확실히 가향커피가 펑키하긴 하더라. 마지막 2개가 전통적인 프로세싱 커피는 아니었는데 맛이 확 튀어서 재밌었다.
라떼로 유명한 역삼에 있는 그곳이다.
나도 이번에 처음 먹어보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고소하고 진하며 쓴맛은 거의 안나는 부드러운 라떼였다.
역시 라떼아트도 완벽.
1시가 넘어가니 다리도 아프고 속도 메슥거려서 커피앨리를 슥 탈출했다.
3층에 누워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잘 쉬었다.
3시쯤 문봉오씨가 합류해서 같이 c, d 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여기는 사진을 많이 안찍음.
이것저것 많이 구경하다가 와인 부스가 있길래 바로 기웃기웃.
그리스 와인 부스였는데 레드와인이랑 디저트 와인을 시음할 수 있었다.
리액션을 잘 해주니 엄청 얻어먹었다. 한 12종류는 먹은듯ㅋㅋ.
저 꼬냑 맛 나는 그리스 와인 맛있어요.
10시에 입장한 카페쇼는 6시간 정도 둘러보고 마칠 수 있었다.
너무 많은 부스를 가서 사진에 다 담지 못한게 아쉬울 따름.
사람도 너무 많고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맛있는 친구들을 업어올 수 있어서 좋았다.
저 케냐 원두는 브뤼스타 포트 사니까 주더라.
울집 새식구 브뤼스타.
원래 쓰던 포트가 회사에 있어서 집에서 쓸 애로 하나 샀다.
엑조디아의 퍼즐이 하나를 남기고 전부 맞춰졌다.
이제 남은건 코만단테...